바로 어제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프리뷰를 보고 왔습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연출팀과 한국인 배우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한국 관객을 위한 뮤지컬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영화나 기존 뮤지컬,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뮤지컬을 보러 갔습니다. 알고 있던 것은 “춤 추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의 이야기” 정도였습니다. 빌리 역할을 맡은 13살의 아이들 사진을 보고 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 작고 귀여워만 보이는 아이들이 얼마나 뮤지컬의 맛을 살릴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괜한 걱정 마시고 즐기세요.
지난해 4월부터 열심히 준비해준 “빌리”들 덕분에 멋진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턴, 턴, 턴…” 끝도 없이 돌고 돌고, 몸으로 말하려는 아이들의 노력이 느껴지네요. 한편으로는 얼마나 열심히 했을까라는 생각에 짠한 마음이 드는 건 저만이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포스터
“빌리 엘리어트”는 영국 로열 발레의 남성 무용수 필립 모슬리의 실화를 참조하여 제작된 영화로 발레리노를 꿈꾸는 가난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제이미 벨이 공개 오디션으로 발탁돼 데뷔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이미 벨은 그후 많은 영화에 출연했지요.
처음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을 보고 든 생각은 성장 스토리인가? 폐업 스토리인가였습니다. 가족들의 희생으로 자기 살 길을 찾아 떠나는 빌리가 얄밉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가족을 지키려는 빌리의 형이 대견해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빌리를 주인공으로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빌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영화는 크게 두가지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영국 마가렛 대처 시대에 정부를 향해 자신들의 자유과 권리를 주장하던 영국 광부 파업(1984~1985년 )탄광촌 사람들의 이야기가 배경으로 흘러갑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 놓였지만 개인적인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아이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영국은 그당시에 대부분의 산업이 국유화되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탄광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 신자유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마가렛 대처는 경제성이 떨어진 탄광을 폐쇄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석탄산업 합리화안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당장에 아무런 대책없이 일자리를 잃게된 탄광촌 광부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힘든 투쟁에서 지게 됩니다.

국가별 선탄 산업 합리화 정책
세상은 항상 변화합니다. 그리고 반복됩니다. 경재, 과학의 발달로 “석탄 산업 합리화"와 같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또 일어날 것입니다. 최근 들어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직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컴퓨터와 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주게 될 것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준비해서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의문이 드는 토픽입니다.
여기서 “빌리"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무너져가는 탄광 속에서 살아가며 조금이라도 더 떠받혀 살아남으려는 아버지와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아들 “빌리"는 초반에 참 대조적인 인물로 표현됩니다. 두 인물간의 갈등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리고 점차 아들의 방식을 이해해 나가는 아버지를 통해 변화를 이해하고 나름의 방식을 찾아가는 모습을 받아들이기 됩니다. 그 와중에 “배신자"라는 이야기도 듣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기존 세력과 새로운 세력의 충돌, 가치관의 충돌이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빌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변화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상을 나타냅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세대입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 명대사
세상은 변화합니다. 거대한 흐름입니다. 지구적, 우주적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거대한 대양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떠한 직업이나 일이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현대화, 산업화되면서 개개인을 일정한 틀 속에 집어 넣고 있습니다. 이름, 출신, 직업, 성별로 한 개인의 정체성을 재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 마지막 장면
“빌리 엘리어트”는 이런 규격화된 세상에 맞서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른, 아이들에게 투영하여 담백하게 전달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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